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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분석】 부여 대규모 홍수 피해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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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분석】 부여 대규모 홍수 피해 원인은?

집중 폭우와 산사태가 피해 원인으로 지목
과도한 밤나무 산지개발 산사태 일으켰다
기후 위기 대비한 산지관리 정책 절실

1.jpg

 

713일 밤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폭우는 14일 오전 830분까지 부여에 176.7이라는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짧은 시간에 집중된 폭우는 시간당 110mm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피해의 시작은 산 정상에서부터 시작됐다. 물 폭탄을 견뎌내지 못한 산들은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붉은빛 토사가 밤나무를 휩쓸고 산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홍수와 산사태를 막기 위해 계곡에 건설한 사방댐도 속수무책이었다. 사방댐은 이미 토사로 메꿔졌고, 거대한 흙탕물은 아래쪽 마을을 그대로 덮쳤다.

 

부여 폭우 1987년 대홍수 이후 처음

하천 범람에 공포’... "이러다 죽을까 두려웠다

 

23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부여군. 은산 사거리가 물에 잠긴 건 1987년 부여 대홍수 이후 처음이다. 은산천이 토사와 나뭇가지 등으로 막히면서 범람한 물이 은산 시가지로 밀려 들어 왔다.

은산에서 수십년 째 상점을 운영한다는 A(60)"은산 사거리가 물에 잠기는 걸 수십년 만에 다시 보게 됐다"대홍수 시기에는 은산천을 범람한 물이 시가지를 통해 흘러갔다가 되돌아와 두 번 잠겼었다고 말했다.

 

1-3. 거전리 수해현장 (2).jpg

 

그러면서 "이번에는 한 번 흘러간 물이 되돌아오지 않고 배수가 된 점이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하지만 시가지에서 차들이 둥둥 떠다니는 등 더 공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이야기로는 14일 새벽 1시가 넘어서면서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물이 찼다가 4시 넘어서면서부터 배수가 됐다.

은산천 하류 지역인 규암면 모리 주민들은 은산면 주민들보다 더 큰 공포에 시달렸다.

모리 한 주민(70)"새벽에 천둥 번개가 내리치면서 전기가 끊겼다. 너무 무서워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촛불을 켜놓고 밤을 지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80)"밤새 이러다가 꼼짝없이 죽겠다는 걱정뿐이었다"마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다리는 물속에 묻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은산천 상류 지역인 나령리 주민들은 이번 폭우 피해에 앞서 미리 대피했다. 2010724일 폭우로 집이 쓸려 내려가며 당시 주민 3명이 숨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령리 관계자는 "주민들은 10여 년 전 사고 이후부터 은산천이 불어날 기미가 보이면 비교적 지대가 높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왔다"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나령리를 지나던 1톤 트럭이 이날 폭우 당시 급류에 휩쓸려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령리 주민이 아닌 임업 관련 종사자로 알려졌다.

이번 폭우로 농작물 피해 면적만 무려 1,175ha에 달했다. 집중호우로 시설 하우스가 붕괴되면서 멜론 밭은 엉망이 됐다. 잔해 사이에는 죽은 소들이 당시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1-3. 거전리 수해현장 (1).jpg

 

과도한 밤나무 산지개발 산사태 일으켰다

기후 위기 대비한 산지관리 정책 절실

 

근본적인 원인이 짧은 시간에 집중된 폭우 탓이지만 홍수 피해 규모가 컸던 건 폭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산사태로 쏟아져 내려 온 토사가 은산천을 메우면서 피해가 커졌다. 산사태는 정상적인 산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폭우로 무너져 내린 산사태의 원인으로 밤나무 조성이 거론되고 있다.

4_호우피해 내역들.jpg

밤은 공주, 부여와 청양의 특산물이다. 그동안 밤나무 농가들은 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일반 나무와 잡목까지 베어내면 밤나무를 심었다. 급경사뿐만 아니라 산정상부까지 산에 자라던 울창한 나무들을 자르고 밤나무를 심다보니 흙을 움겨쥐고 있는 잡목이나 풀조차 자라지 못했다.

크고 작은 나무들과 바닥의 풀들이 비가 와도 토양을 붙들어 주고, 서서히 땅속으로 빗물을 흡수한다. 나무가 울창한 숲은 집중 호우 시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커다란 천연 저수지가 된다.

그러나 벌목을 하고 어린 나무를 심으면 숲의 가장 중요한 홍수 예방 기능이 약화된다. 빗물을 머금는 능력이 상실되고, 벌목으로 노출되고 연약해진 토양이 집중호우에 유실되며 산사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은산면 산사태는 대부분 벌목 후 어린나무를 심은 곳이나 임도 등 인위적으로 산지를 훼손한 곳에서 주로 발생했다.

밤나무 농원들이 산지 경사도나 표고 등 안전 기준이나 산사태 대비책도 없이 조성된 것도 산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밤나무의 성장에 따라 일정 면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밤나무는 일정 간격을 두고 듬성듬성 심재 한다. 또 가을에 땅에 떨어진 밤을 수확하기 위해 밤나무 아래 풀도 자라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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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쏟아져 내린 토사들은 사방댐을 메우고, 넘친 빗물은 제방을 넘어 주택들을 침수시키고 농경지를 물에 잠기게 했다.

지구온난화로 기후 위기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여름엔 54일이라는 최장 장마 기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쏟아 부은 기록적인 폭우는 올해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예상할 수 없는 폭우가 점점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3_피해개요.jpg

부여군의 홍수 피해 사례가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존의 밤나무 농경지에 대해 산사태 방지책을 마련하고, 더 이상 산 능선부와 급경사지의 산지 개발을 금지해야 한다. 또 전체 산림 면적 중 어느 정도까지 수종 갱신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미리 홍수 유출량을 산정하여 개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산지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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